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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움트다
바람 불면 단풍 하나 더해지고
찬비 오면 겨울 한 자락 덧칠하는
세월이 그림 한 장을 완성한다
주마등처럼 달리는 단풍
끊임없이 돌아가는 자동차 바퀴엔
낙엽이 달려가고
가을의 끝자락은
가지마다 기억을 매달고 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비가 내리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그 많은 이파리를 떨궈놓고도 떳떳한 겨울
그녀가, 입었던 옷을 발아래 차곡차곡 벗어놓는다
이별은 그리움이지 서러움이 아니라서
야윈 나뭇가지 아래로 수북한 인내
그렇게 추억은 쌓아가는 것
41년 교직, 보람의 이불을 덮고
부족함과 부끄러움에 흰 눈 내리면
이별 또한 따사롭지 않은가
열두 달 하루 같이 쌓은 공든 탑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그대가 함께 있어 힘이 나는 일
조심스런 발걸음 사이로
새싹 움트다
퇴임을 하며(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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