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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새로 가는 시계

요술공주 셀리 2022. 7. 19. 09:45

새싹 움트다

 

바람 불면 단풍 하나 더해지고

찬비 오면 겨울 한 자락 덧칠하는

세월이 그림 한 장을 완성한다

 

주마등처럼 달리는 단풍

끊임없이 돌아가는 자동차 바퀴엔

낙엽이 달려가고

가을의 끝자락은

가지마다 기억을 매달고 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비가 내리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그 많은 이파리를 떨궈놓고도 떳떳한 겨울

그녀가, 입었던 옷을 발아래 차곡차곡 벗어놓는다

 

이별은 그리움이지 서러움이 아니라서

야윈 나뭇가지 아래로 수북한 인내

그렇게 추억은 쌓아가는 것

 

41년 교직, 보람의 이불을 덮고

부족함과 부끄러움에 흰 눈 내리면

이별 또한 따사롭지 않은가

 

열두 달 하루 같이 쌓은 공든 탑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그대가 함께 있어 힘이 나는 일

조심스런 발걸음 사이로

새싹 움트다

 

 

 

 

퇴임을 하며(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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