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앞산의 나무들이 분명 어제와 다르다. 버들강아지가 피어나듯,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라일락과 조팝, 옥매화가 이들과 합류했고 고광나무와 블루베리도 새 가지가 쑤욱 올라왔다. 작년엔 없던 새 가지다.
7그루를 심었지만 오로지 1그루만 살아남은 오미자도 가녀린 가지를 여러 개 펼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노동은 힘들다.
앉아서 글을 쓰고 책을 보는 게 좋지, 땅을 파고 무겁고 냄새나는 거름을 나르는 일은 더더욱 싫은데, 하고 나면 뿌듯함이 있어 자꾸 몸을 움직이곤 한다.
지금이 거름을 주는 적기라고 한다. 어젠 사과나무와 주로 과실수에 거름을 주었는데 장갑은 끼었지만 분료 냄새나는 거름을 손으로 만질 때엔 '에구머니나' 소리가 절로 난다. 아래밭에서 윗 꽃밭까지 거름을 나르기가 힘이 든다.
무겁다!
낑낑거리며 나르다 보면 통이 몸에 달라붙고, 거름이 옷에 묻곤 하는데, 어느새 냄새 따윈 잊은 지 오래.
손으로 정성스레 거름을 펴준다. "나무에게 힘이 되어 주거라" 거름을 쓰다듬어 준다.
오늘은 꽃나무에게도 거름을 준다. 싹을 품고 있는 땅 위에도 뿌려주고...... 각각의 면적은 작지만 꽃밭이 여러 개여서 작업량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아무래도 찜찜하여 '거름 주는 방법'을 검색했더니 나무 기둥에서 30cm 띄어 주어야 한단다. 그럼 그렇지 선무당처럼 설치더니, 다시 작업 개시! 거름을 펼쳐서 '띄어주기'를 한다.
"에고 허리야." 여기저기 어제 한 작업에 마무리를 한다. 마무리도 의리 있게...... 마. 무. 으. 리.
하루종일 구름 덮은 날, 날씨 탓일까? 우울이 함께 하는 날이다.
그러나, 힘을 내자. 겨울을 견딘 땅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뿌리들에게 소식을 전하자.
잘 먹고, 잘 쉬었다가 힘차게 초록을 뿜어내다오!
'삐뚤빼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색시, 시집 가다 (2) | 2023.03.03 |
---|---|
횡성 전통시장 (0) | 2023.03.02 |
버들강아지 (0) | 2023.02.28 |
학수고대(鶴首苦待) (0) | 2023.02.28 |
나비를 만나다 (0) | 2023.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