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떠도는 자는 구름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
구름은 언제 사랑하고 어디서 죽는지
왜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지
구름 위에서 서서 흘러가는 것들을 말할 수 있다
떠도는 자는 구름에게 말을 걸 수 있다
막막한 저녁 정처 없는 사람의 슬픔과
처음 온 곳의 눈부신 아침 햇살의 경탄(驚歎)과
새날의 희망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
떠도는 자만이 구름에게 물을 수 있다
길 위에 붙박이 나무의 바람기와
집 없는 바람의 조바심과 쓸쓸함
근거 없는 자유의 기쁨을 물을 수 있다
흘러가는 것도 저마다 흐르는 길이 있어
구름은 사람의 길을 지우며 날고
떠도는 사람은 저마다 신념을 위해
부질없는 헛맹세를 무너뜨리며 간다
'詩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높은 곳에 곰파를 세운 까닭은(전종호) (0) | 2023.06.19 |
---|---|
한 끼(전종호) (0) | 2023.06.17 |
산은 왜 오르는가 묻거든(전종호) (0) | 2023.06.08 |
산으로 가는 완행버스를 타고(전종호) (0) | 2023.05.22 |
길을 찾아(박종명) (0) | 2023.05.05 |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