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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소문난 잔치

요술공주 셀리 2023. 7. 8. 15:29

2023.7.8(토). 13:00. 안흥면 장터
오늘은, 안흥 장날이다. 그냥 장날이 아니라 상가 번영회에서 주최하는 알뜰시장이 열리고 버스킹도 한다고 소문난 날이다. 
일치감치 점심을 먹고, 동생을 꼬드겨 제일 더운 2시에 안흥으로 출발했다. 며칠 동안 내린 비로 콸콸콸, 시원하게 흘러가는 주천강물이 눈으로 먼저 반긴다.
 
알뜰시장엔 도대체 어떤 물건들이 나와 있을까? 주방용품과 농기구 등 쓸만한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시장 초입에 주차를 하는데 쿵작 쿵작 색소폰 소리, 드럼 소리가 들린다.
우왕 어쩌면 좋아! 마음도 악기소리와 함께 쿵쾅쿵쾅.
"1시부터 시작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너무 늦게 왔나 봐." 우린 발걸음을 재촉해 드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는데......
 

 
대박!
아무도 없다. 썰렁~~
차라리 아무도 없으면 휴식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10명도 안 되는 어르신들이 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먹거리 좌판도 없고, 그 흔한 빙수 가게조차 없는, 주택가 도로 끝에 드럼과 색소폰 연주자, 연세 많은 어르신 사회자 한 명이 장터를 지키고 있다. 평창에서 왔다는 어르신 한 분이 이미자 노래를 여유 있게 부르신다. 낭랑한 목소리에, 꺾기까지 하시는 아주머니 덕분에 그나마 5분을 더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런데, 알뜰시장은 어디 있지?
찾아보니, 테이블 2개에 옷가지와 핸드백, 여름 신발 등이 진열되어 있다. 분명 알뜰시장이 열린다고 했는데? "애게, 이게 뭐야? 알뜰시장이 이게 다야?" 동생이 볼멘소리를 한다. "설마, 더 있겠지" 하고 생선 파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 여늬 장날보다 더 한적하고 쓸쓸한 풍경이다.  
1시부터 시작이라더니 그새, 다 팔린 걸까???
 

 

 
 
어떡하냐? 안흥 시장!
이렇게 해서 안흥 전통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지......
안흥 시장에서는 파 한 단도 사지 못하고, 우린 마트에서 장을 봐왔다.
알록달록, 울긋불긋 샤피니아꽃이 없었다면 더 많이 쓸쓸했을 장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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