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재밌는 그림

달맞이꽃

요술공주 셀리 2024. 1. 18. 10:36

밤새 비가 내렸다.
또닥 또닥 떨어지는 빗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고 나온 나무들이, 유난히 이쁘고 생기발랄하다. 내일이라도 봄이 올 것 같은 포근한 날씨다.

비 오시는 날, 꽃 그림을 그렸다.
손수건 그림이 손에 익어서인지 시작은 거침이 없다. 생각처럼 일사천리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마무리되고 있어 다행이다. 4장의 캔버스를 붙여 완성할 예정인데, 오늘은 달맞이꽃을 그렸다.
생동감 있는 붓터치와 활기 넘치는 꽃의 기운을 담고 싶은데, 결과는 늘 예쁜 느낌이어서 아쉬움이 많다.
 
여름 내내, 내 정원에서 무리 지어 피는 꽃. 샛노란 색상의 달맞이꽃은, 꾸미지 않은 섬색시 같다가도 때론 세련된 도시의  패셔니스트 같은 매력을 뿜어낸다. 화려하지 않으나, 파란 잔디를 배경 삼아, 노랑노랑 생기를 발하는 꽃이다. 강원도의 추위도 잘 견뎌내고, 번식력도 강하다. 척박한 땅에서도 아주 잘 자란다. 

이제 두 장을 완성했다. 
나머지 두 장은 어떤 꽃을 그릴까 생각 중이다. 데크 앞에서 한들한들 피는 화려한 우단동자를 그릴까, 가을까지 폈다 졌다를 반복하는 섬색시꽃을 그릴까 고민 중이다.
꽃들이 내게도 희망을 준다. 꽃 때문에 한겨울에도 에너지를 받고 붓을 잡는다. 비를 머금은 땅, 어디에선가 새싹이 움트고 있는 것처럼.
봄이 오려는지 언 눈이 녹아 졸~졸~, 개울로 걸어가고 있다.
 

 

 

'재밌는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Violet flower  (34) 2024.01.23
눈 오는 날, 섬색시꽃  (35) 2024.01.20
꽃들에게 희망을  (4) 2024.01.15
비 오는 일요일 오후  (17) 2024.01.14
보리 커튼을 그렸다  (27) 2023.10.17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