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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금화규 꽃차

요술공주 셀리 2024. 8. 2. 10:52

꽃차 만들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금화규(금규화, 닥풀, 골드 히비스커스) 꽃차 만들기는 오늘이 벌써 세 번째다.
금화규가 첫 개화한 날. 꽃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었다. 꽃차는 빨리 만들고 싶은데 한 개의 꽃으로 만들기 너무 애초로워서 꽃을 따지 않고 그냥 지나쳤었다. 그래, 내일 꽃이 더 피면 그때 만들자 했다가 곧 후회를 했다. 금화규꽃은 오전에만 개화한다는 걸 깜빡 잊어버렸는데, 다음날 가보니 이미 져버렸던 것. 그래서 금화규꽃은 만개한 오전에 따서 빨리 조치해야만 한다.



올봄, 옆집 은ㅇ씨에게 얻은 꽃씨를 뿌렸는데 모두 싹을 틔우고 잘 자라주었다. 다만 거름을 주지 않아 나무의 키가 작아도 너무 작았다. 다행히 꽃은 제법 크게 폈으니 꽃차를 만든느데는 문제가 없다.
함께 여러 개 피워주면 좋으련만 또 한 개만 꽃이 맺혔다. 귀한 꽃 한 개를 따서 말렸다가 합쳐야지 생각하고 탁자 위에 보관했는데 다음날, 아깝지만 버려야 했다. 분명 만개한 꽃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또 봉우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실패만 할 수 없으니, '네이버'와 '다음' site를 꼼꼼히 뒤져 다시 공부를 했다.
"꽃은 오전에 딸 것."

 

"수술과 꽃받침을 제거할 것."

 


"흐르는 물에 씻어(봉우리 되기 전에) 꽃을 접어줄 것."

 



여기까지는 일사천리로 잘 진행을 했다. 이제 건조를 하면 되는데, 사업상 비밀인지 인터넷엔 자세한 설명이 없다. 건조기에서 건조하는 동영상이 있으나 온도와 시간이 없으니 답답할 뿐. 게다가 난 건조기가 없다. 할 수 없이 에어 프라이어에 건조를 시켰다. 건조기에 달랑 꽃잎 4개를 넣고 150도에서 10분을 입력하고 웽~~~ 돌렸는데......
아이고, 어쩌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꽃이 다 타버렸다.



타 버린 꽃을 숯덩이가 된 마음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다시 도전! 오늘은 두 송이 꽃으로 배운 대로 다시 시작해 본다. 심기일전! 따고, 접고, 씻고, 이제 건조할 차례. 제일 중요한 게 건조 조건인데, 알 길 없으니 마음 가는 대로 70도에 7분을 입력해 보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에어프라이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살펴보는데, 꽃잎이 바람에 펄럭인다. 흡사 한 마리 나비가 춤을 추는 것처럼 아름답다.



땡! 완성을 알리는 소리에 꺼냈더니 일단 비주얼은 성공. 두 개의 컵에 이쁜 꽃과 탄 꽃을 넣고 따끈한 물을 부어주었다. 탄 꽃이 먼저 반응을 한다. 볼그레 우러나오는 찻물. 이쁜 꽃도 노랗게 자기 존재를 풀어놓는다.



이제 맛을 볼 차례. 탄 꽃을 먼저 한 모금 마셔보는데, 물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콜라겐일까? 분명 맹맛은 아니다. 뭐라 표현하기 애매하지만 살짝 혀끝에 닿는 무게와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쁜 꽃의 맛은 탄 꽃보다 훨씬 가볍다. 맛으로만 본다면 난 탄 꽃에 한 표를 더 주겠다. 두 개의 컵을 번갈아 마시다가 그냥 한 컵에 합쳐버리고는 콜라겐을 야금야금 마시고 있다. 다 마신 꽃, 식물성 콜라겐은 피부에도 양보해 주고......
이제, 금화규 꽃차는 매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매일 만들어야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콜라겐 건강식품' 주문하지 말걸 그랬나...???---
아무래도 '콜라겐'은, 괜히 주문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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