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삐뚤빼뚤 글쓰기

강원도 맛집

요술공주 셀리 2024. 8. 1. 13:40

하늘도 심심한지, 오늘은 아침부터 '술래잡기'를 한다. 구름이 숨으면 하늘이 술래. 그랬다가 구름이 햇빛을 잡으면 쨍하고 볕 들 날이 된다. 구름 반, 햇볕 반인 날씨. 그러나 여전히 후텁지근하다. 사람도 초록도 지쳐나갈 때, 그나마 여름을 즐기러 나온 매미 소리가 우렁차다.

도대체 핸드폰을 어디다 놓았을까? 소파에도 없고, 부엌에도 없다. 분명 친구와 통화했으니 거실 어딘가에 있을 터인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아무래도 내가 더위를 먹었나 보다 싶어 에어컨을 가동한다. 작년 여름엔 여름내 대여섯 번 가동했던 에어컨은 올 들어 이미 다섯 번째다. 물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장마에 '제습'을, 그리고 지난 주말에, 어제도 참다 참다 저녁이 다되어 에어컨을 틀었다. 특별히 움직이지 않으면 견딜만한 더위가 강원도 산골짝에도 전염이 되었나 보다.
에어컨 리모컨을 찾다 핸드폰도 찾았다. 핸드폰 충전기에 고이 모셔놓고 엉뚱한 곳만 찾아다녔다. 뭐, 늘 있는 일이다.

"아들, 점심에 냉면 해 먹을까?" 했더니, 가지를 튀기듯이 구워달라고 한다.
"OK" 주문을 받고 곧장 요리에 돌입, 어제 따온 가지에 부침가루를 묻혀 기름 듬뿍 부어 노릇노릇 구워내니, 함께 구운 두부와 훌륭한 반찬이 된다. 기본 김치와 밑반찬을 패스하고 양념장 찍은 가지와 두부구이로 맛있는 점심을 해서 먹었다.

도시 입맛으로 까다롭기 일등인 아들이 가지를 먹었겠다? 아들 덕분에 신이 난 나는 '맛집 찾기'에 도전을 했다. 인터넷에 '강원도 맛집'이라고 key word를 입력하니 바로 주소를 안내해 준다.
'강원 텃밭 내손 닿으 맛좋으'. 아, 그 '채소 백화점'으로 이미 이름난 곳이다. 눈 감고도 찾아간 맛집의 오늘의 메뉴는 이름하여 '텃밭 한식 대첩'. 한참을 기다려 나온 이 맛집의 menu는 밥, 국(오이냉국), 가지나물, 고구마 줄기와 고추장 불고기(돼지). 여기에 곁들일 상추와 풋고추다. 이 집의 know-how는 밭에서 직접 갓 따온 신선한 채소가 주 재료라고 한다. 후식 역시 local food다. 오늘의 후식은 얼음 동동 띄운 '보리수청' 음료. 인심 좋은 안주인은 후식으로, 어제 딴 옥수수와 토마토 한 조각까지 곁들여 내왔다.

유후, 맛있게 참 잘 먹었다. 밥이 들어가니 더위에 지쳤던 몸이 기지개를 켠다. 에너지 가득 채웠으니 삐약이 별명 붙은 선수의 탁구경기를 보러 프랑스에 가야겠다.
내친김에 양궁경기까지 섭렵해 보고 올까나......

 

'삐뚤빼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가  (21) 2024.08.03
금화규 꽃차  (20) 2024.08.02
손가락만 까딱까딱  (3) 2024.07.31
강원도 옥수수  (5) 2024.07.30
일요일에 화장하는 여자  (18) 2024.07.28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