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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봉평 메밀꽃 축제

요술공주 셀리 2024. 9. 10. 11:33

너무 일찍 도착해서일까? 아니면 너무 더운 날씨 탓일까? '봉평 메밀꽃 축제'는 너무 한산하고 너무 조용했다. 잘못 왔나 싶어 "축제장이 어디인가요?" 물으니 2분만 걸어가면 된다고 가르쳐주는데, 먹거리와 물건을 파는 천막이 먼저 반긴다.

 


지자체에서 만들었을 '섶다리'가 설치된 곳엔 아기자기 꾸민 구조물이 있고, 다리 위에 펄럭이는 홍보용 플래카드가 축제장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때 '취타대'가 출현. 태평소와 나발 등의 흥겨운 악기소리가 들린다. 노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들의 취타대의 연주가 흥을 돋운다. 축제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그러나, 너무 덥다. 오전 시간인데도 내리쬐는 뙤약볕으로 머리가 지끈지끈. 우리 일행은 걸어서 올라갈 길을 '메밀꽃문학열차'를 타고 가기로했다.

 


"아, 여기다." 오래 전 이효석문학관에 들렀을 때 본 메밀꽃 들판이 나타났다. 작고 앙증맞은 하얀 꽃 들판.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 속 장면을 생각하며 걸었던 추억이 자동으로 소환되었다. 좌우로 펼쳐진 메밀꽃밭이야말로 봉평 메밀꽃 축제의 진수 아닌가? 그러나 열차를 타고 관람한 15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버섯과 더덕 , 적송으로 만든 도마 등을 파는 플리마켓을 둘러보고, 천연염색과 수공예품 코너를 둘러보았다. 더러는 재미있고 관심을 끄는 상품도 있었으나, '횡성 한우축제'와 '안흥 찐빵 축제'에서도 본 듯한 익숙한 풍경들이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았으나 난 왜 자꾸 오래 전의 소박했던 메밀꽃 축제가 더 그리워지는 걸까? 자본주의와 그 밥에 그 나물인 형식이 판을 치는 씁쓸한 축제라고 생각할 때, 발 디딜 틈 없는 음식점에서 먹은 '메밀국수'가 모든 부정정적인 생각을 싸악 잊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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