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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꿈자리가 뒤숭숭해

요술공주 셀리 2024. 12. 6. 17:45

엄마, 난 어제 잠을 잘 못 잤어.
무슨 놈의 꿈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잖아? 여고 동창회에 가느라 큰 아들을 시어머님께 맡겼는데, 어머님이 아이를 잃어버린 거야. 자다 말고 아이를 찾아다녔는데 꿈 속인데도 얼마나 마음이 타던지......
그런데, 어머님은 걱정 없는 표정이셨어. 암튼 5시쯤 벌떡 일어났는데, 더 자고 싶어도 잠이 안 오는 거야. 꿈속에서도 큰 아이는 어떻게 전현무랑 똑 같이 생겼을까? 그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서 그 와중에 피식 웃음이 나오는 거 있지?
그래도 너무 걱정이 되어 기도를 다 했지 뭐야. 기도를 하고 나니, 좀 진정이 되어 tv를 보다 잠이 들었었나 봐. 근데, 이 번엔 엄마가 막 울고 있잖아? 깜짝 놀라 뛰어가보니 아버지가 쓰러져 계시는 거야. 아버지는 계속 헛소리를 하시고...... 꿈 속에서 엄마가 참 서럽게도 우셨어.

엄마, 지난여름 119 불렀었잖아? 엄마랑 아버지 코로나 걸려 아버진 고열로 헛소리를 하시고, 엄마는 그런 아버지 보며 훌쩍훌쩍 우셨잖아? 내가 그때 너무 놀랐었나 봐. 어쩌면 꿈에 그 장면이랑 똑같은 모습이 나타나냐고. 암튼 화들짝 놀라 일어나니 8시가 넘었어. 엄마집에 달려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더라고. 두 분이 또 아픈 모습일까봐......
입맛도 없어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커피 한 잔을 내려 창가로 갔지. 요양원 차가 집 앞을 지나 엄마 집에 주차하더니 아버지를 태우고, 엄마까지 태워 슈웅 지나가더라고. 휴~,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 기도를 다했다니까......

일요일에 우리 집에서 반모임이 있다 해서 난, 청소를 했어. 리모델링한다고 2층 참대에 쌓아둔 이불 빨래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온 문자. "1시 20분에 가요." 서둘러 산책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서는데, 뿌앙! 클랙슨 소리가 나는 거야. 헤레나언니 차야. 글쎄 오늘 성당 봉사인 걸 깜빡한 거 있지?  어쩌면 그렇게 까맣게 잊을 수 있을까? 언니 차로 성당에 갔다 왔는데 머리가 띵하고 소화가 안되네. 배에서 꾸륵꾸륵 소리가 나고 오슬오슬 춥고 말이지. 그래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어. 밖에서 인기척이 나서 둘러보니 남편이야. 그런데, 닷새만에 출장에서 온 남편은 옷만 갈아입고 장작정리를 하고 있네. 해 질 때까지 정리하고 들어와선 춥다고 난로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네. 암튼 둘 다 감기에 걸리지 말아야할텐데 살짝 걱정이네.

자동차 소리가 나서 나도 얼른 엄마집으로 달려갔다. 요양원 차에서 두 분이 거뜬히 내리신다. 발걸음이 씩씩하다. 아, 됐다. 꿈은 반대라더니, 하루 종일 긴장하고 가슴 조이던 걱정을 이제야 내려놓는다. 식빵과 계란을 냉장고에 넣어드렸더니 "고맙다" 하시는데 엄마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이제야, 숨을 돌려 편안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불 빨래를 걷어 별채의 장롱에 보관하러 들어갔는데, 어쩐지 방 안이 쌔~하다. 그리고 그 때 눈에 들어온 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 오른쪽 어깨가 탈골이 되다니...... 언제 저리 되셨을까? 급히 남편을 불러 응급처치를 했다. 시부모님이 소장하던 고상이라는데...... 설마, 어머님이 고상 때문에 꿈에 나타나신 건 아니겠지? 상처난 어깨는 잘 고쳐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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