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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설날 아침

요술공주 셀리 2025. 1. 29. 10:29

종가의 맏며느리는 설날에도 바쁘다. '홍동백서'의 차례상 대신 조상님들이 좋아하시던 음식을 간단히 차려드렸다. 전통방식은 어머님대로 충분하다며 아버님이 바꿔주신 덕분이다. 그래도 산적과 전 등 음식을 해서 차례상을 준비라느라 새벽부터 일어나 부엌에서 종종거렸다.

사나흘 계속 내리던 눈이 어젯밤 잠잠하더니, 설날 아침에 또 저런다. 발이 푹푹 빠지도록 눈을 쌓아놓고 안 그런 척, 참 이쁘게도 내리고 있다. 오늘내일은 엄청난 사람들이 움직일 텐데, 저 폭설과 빙판길에 사고 없이 목적지까지 잘 도착해야 할 텐데......
큰아들 가족은 미리 출발해서 잘 도착했다고 한다. 손주가 운전 내내 낮잠을 자서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귀경길이었다고 한다. 오늘은 작은 아들이 귀경하는 날. 남편이 정거장까지 데려다주었다.
대설로 뉴스에도 나온 이곳. 이곳의 눈이 40cm로 기록되었다더니 밤새 또 내려 50cm 더 쌓인 것 같다. 그래도 반장님이 트랙터로 눈을 치워줘서 집 앞도, 이면도로도 운전이 편했다.



아들을 바래다주고 오는데 갑자기 세상이 반짝인다. 해님의 출현이다. 이게 얼마만인가. 반갑고 또 반가운 해님이다. 이 해님이 저 눈도 얼른 싹쓸이를 해 주셔야 할 텐데......

목디스크로 고생한 작은 아들은 일을 쉬고 있다. 긴 휴가를 보내고 있다. 건강을 회복해서 올해엔 취직도 하고 결혼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도 꼭 이루어지겠지.
아들아. 저 무거운 눈을 치워버리고 탄탄대로를 만들려무나. 그 일을 스스로 잘했으면 좋겠구나. 이왕이면 넓고 긴 길을 만들기 바라마. 해님도 나도 기꺼이 응원할 터이니 아들아, 힘을 내려무나.



드디어 눈은 그쳤다. 바람으로 사람의 옷을 벗기려 했지만, 뜨거운 태양이 사람의 옷을 벗겼다는 동화의 내용처럼 오늘도 태양의 위대함을 경험한다. 그 많던 눈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작은 아들도 서울에 잘 도착했다고 한다. 햇볕으로 다시 힘을 얻는다. 설날 아침의 덕담처럼 근심 걱정도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리기를 바란다. 햇빛에게도, 바람에게도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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