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침마다 둘러보는 꽃밭이 날마다 성장을 한다. 남편은 모르고 나만 아는 사실이다. 백당나무에 꽃대가 올라왔고, 가막살나무도 몽글몽글 봉오리가 맺혔다. 겨울 동안 빨간색 나뭇가지로 존재감을 자랑하던 말채나무도 변신을 시작했다. 새싹을 내보내려고 나뭇가지 색깔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커피를 홀짝이며 꽃밭을 돌고 있을 때, "10시에 산에 가요" 이웃이 카톡을 보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이젠 옛말. 4월엔, 일주일이면 강산이 변한다. 지난 주에 노랗던 나무 이파리가 연둣빛 옷으로 갈아입었다. 산등성이의 진달래는 지고 바통을 이어받은 철쭉이 피고 있었다.
그런데 취나물과 영아자, 고사리, 두릅이 지천일 때인데 아무리 찾아도 이들이 보이질 않는다. "나물이 씨가 말랐어요. 동네 사람들 뿐 아니라 외지에서도 사람들이 몰려와 다 털어갔다니까요."라는 동행한 이웃의 탄식 어린 말을 들으니 마음 한편이 씁쓸하다.




"점심에 우리 집에서 모이자"는 언니의 초대가 오늘은 유난히 더 반갑다. 등산으로 올라간 체온을 식히는 데는 열무김치 국수가 최고. 갓 캐온 쑥부침을 곁들이니, 우와 여왕의 식탁 이로다.


"우리, 커피는 정자에서 마셔요" 커피를 들고 올라간 정자 옆 연못엔 벚꽃이 찰랑찰랑. 물 위에 피어난 벚꽃이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이 아름다움과 향기를,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넋 놓고 풍경에 취해 있을 때, 이름 모를 새들의 공연이 시작됐다. 아, '봄의 왈츠'다.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