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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 가기 위해 동생과 약속한 시간 11시. 아침을 일찍 먹은 탓에 11시까지 무얼 하고 기다리지 싶다. 평소라면 이 날씨에 보리수도 따고 정원을 맴돌다 잔디밭의 풀을 뽑고 있을 텐데, 오늘은 엊저녁에 준비한 짐을 다시 챙기고, 화장을 했는데도 시간이 남아돈다.
삼척 쏠비치는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에는 지인 부부와, 몇 년 전에는 직장의 워크숍으로 방문했었다. 게다가 삼척은 월 초에도 다녀온 곳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오늘은 가족, 특히 동생네와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설렘이 남다른 것이다.
그러나 고속도로는 비가 내렸다. 주말도 아닌데 차는 또 왜 이리 많은지, 초입부터 트래픽 쨈이라니......
그런데, 걱정은 잠시. 공사 구간이 끝나자 도로도 정상, 비도 그쳤다. 배꼽시계가 작동을 하니, 우린 숙소 가기 전에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삼척이 고향인 지인의 소개로 간 '부일 막국수' 집. 줄 서서 먹는 집이라더니 메밀 맛도 풍부했고 먹을수록 점점 깊어지는 맛이다. 특히 흔하지 않은 배추 백김치가 달달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3시. 도착한 쏠비치. 드디어 입실이다. 넓고 깨끗한 객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은 새파란 바다, 해송 사이로 보이는 동해다.


"1층인데 가든이 딸렸다고 추가 비용이 들었어." 하던 남편 말이 생각이 나서 살펴보니, 의자와 테이블 set가 눈에 띄었다. 글쎄다. 바비큐 set가 비치된 것도 아니고, 꽃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침에 커피를 들고 나와 야외에서 티 타임을 한다면? 그러면 좋겠구나 싶으나, 다음엔 1층은 예약하지 않을 것 같다. 바다가 보이긴 하지만, 바다는 넓게 보이고 멀리 수평선이 보여야 제격. 가까이 보이는 바다는 어쩐지 1% 부족한 느낌이다.

사부작사부작 걸을 때마다 발에 부딪는 모래 소리. 철퍼덕철퍼덕 들려오는 파도 소리. 그 파도를 탈 때마다 쏟아지는 아이들의 함성 소리. 아, 여기가 정말 바다로구나 싶다. 코 끝에 느껴지는 바다의 향기. 정신 없이 바다에 빠져 있을 그 때 쨍하고 서쪽에서 해가 떴다. 아침엔 구름, 하루 종일 흐린 날씨이다가 서쪽 하늘에서 해가 떴으니......
이제부터 삼척과 바다를 즐겨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