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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사랑

산 . 126(홍원기)

요술공주 셀리 2022. 10. 8. 09:10

지아비를 묻은 할머니의 눈물인가

가을 산비는 마냥 구슬프다

부슬부슬부슬, 이 소리를 들으며

나무들은 의연히 낙엽을 털어낸다

버릴 수 있는건 다 버린다

몸을 가벼히 하여 긴 겨울을 건너려고

먼저 간 할아비가

먼 여행길을 위해 몸을 비워 갔던 것처럼. 

 

(2013, 홍원기 세 번째 시집 '山 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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