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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손뜨개

겨울 준비, 모자

요술공주 셀리 2022. 10. 12. 11:07

여름에도 이불을 덮고 자는 여자, 에어컨 아래에서는 무조건 긴팔,
한여름에도 온수로 샤워하는 사람인지라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10월 초인데도 저녁엔 난로를 피운다.
저녁보다 이른 아침이 추우니, 오늘도 전기난로를 꺼냈다.

어제부터 내복을 장착하고 강원도의 추위와 맞서는데도 손이 시렵고 발이 시리다.
에휴, 이렇게 부실해서야......
걱정이다. 벌써부터 이렇게 추운데 한겨울은 어찌할꼬?
여긴 서울보다 평균 3도가 더 낮다는데......

엊그제, 주간보호센터에서 오시는 부모님 마중을 나갔는데 갑자기 닥친 저온현상과 바람이 가히 한겨울이다.
오들오들 떨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집에 와서 패딩점퍼와 모자를 꺼내어 썼다.

시베리아 사람들이 쓰는 것 같은 밤색 모자는 겨울이면 끼고 사는 아이템이다.
10년도 더 된 모자를 애용하는 이유는 마음대로 변형이 가능하고 감촉이 부드럽고 따뜻해서인데, 여기저기 실이 삐죽삐죽 튀어나오는데도 버릴 수가 없다. 여분의 실이 없으니 고칠 수도 없고, 그래서 해마다 새로운 모자를 뜨지만, 밤색 모자만큼 부드럽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 그래서 새 모자는 늘 나눔이다.


동생에게 두 명의 손녀가 있다.
큰 아이는 7살, 둘째는 이제 22개월이 되었는데, 자주 만나다 보니 내 손녀이기도 하다.
애기들이 울거나 칭얼대면 (꼬꼬)닭을 보여주곤 했는데 관심을 갖는 애기들이 울음을 그치니, 자주 닭장에 데리고 가곤 했다. 그래서 붙여진 나의 또 다른 이름, '꼬꼬 할미'.
동생 손녀들이 '꼬꼬 할미'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큰 손녀에게 원피스와 카디건도 떠 보내고, 작은 손녀에게도 조끼를 떠 주기도 했는데, 많이 자란 큰 손녀에게 새  모자랑 리본 목도리를 짜서 보냈다.


1 타래의 자주색 실이 남았는데, 실의 양이 애매해서 굵은 실인데도 모자를 만들어보았다.
카키색 자투리 실로 배색을 하고 넉넉한 크기의 모자를 짰더니 모자를 쓰면 예상대로 좀 더운 듯해서 서울에서는 잘 쓰지 않던 모자다. 털북숭이 모자가 강원도용이 될 줄이야.
이건, 새로 이사 온 이웃에게 나눔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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