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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문희마을 가는 길

요술공주 셀리 2022. 12. 7. 13:55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다.
하얗게 눈이 소복이 쌓여있지 않은가?
반가워야 할 눈이, 걱정이 앞선다.
눈이 왔으니, 문희마을에 갈 수 있을까?

따뜻한 햇빛이면 족하다.
무조건 GO!
눈길을 조심하면서 우리는 11시에 출발했다.
새말, 안흥을 지나 방림, 평창을 거쳐 40여분을 달리다 보니 오른편에 이어지는 강과 깊은 골짜기가 범상치 않다.
평창 국도를 달리면서 어렸을 때 읽어본 '강원도의 힘'이란 책 제목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책의 내용은 가물가물 잘 생각나지 않으나, 묵직하고 수려한 강원도의 산새는 상남자의 힘이 느껴진다. 강원도의 산새는 굵직굵직한 근육질이 느껴져 언제 보아도 믿음직하고 힘이 넘친다.

깊은 골짜기를 너머, 언제부턴가 강을 끼고 달려가는데 강 변 곳곳에 송어회집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맑은 물줄기임을 증명하는 것이겠지?

어느새, 우리는 평창군 미탄면 어름치 마을에 도착했는데, '출렁다리'가 우선 반긴다.
유후! 어린 아이처럼 출렁출렁 출렁다리를 건너가니, 여름철엔 많이 바빴을 여러 대의 캠핑카가 줄 지어 있고, 관광지답게 안내센터와 전망대도 보인다. 여기가 그 유명한 '어름치 마을'인가 보다.

이제부터 문희마을 가는 길.
출발하기 전, 문희마을을 검색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라고 소개되어 한 껏 기대를 했었다.
수많은 나무들을 품은 깊고 수려한 산과, 그 밑으로 흐르는 맑고 푸른 강이 있으니 아름다운 강과 산, 수려강산 맞다. 게다가 오늘처럼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더해준다면 한겨울 풍경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터인데, 굽이 굽이 산들은 띠를 둘러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동강이 흘러가니 가히 제일인 풍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초록초록의 나뭇잎과, 울긋불긋 단풍, 그리고 오색의 꽃이 피어 있는 계절이었다면 지금 보다 더 다양한 색을 입혔을 터이니 그리 말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한 무리의 오리떼. 일반 오리보다 커보이는 저 아기들은 혹시 동강에 서식했다는 '비오리'가 아닐까? 순식간에 지나친 오리떼가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푸른 동강을 바라보며 좁은 길을 달리다 보니 '문희마을'이다.
아니, 백룡동굴로 가는 입구라고 표현함이 맞을 것 같다.
백운산 표지판과 백룡동굴 매표소가 보이고 백운산 안내표지판이 보이는데 추운 겨울날, 스산할 것 같은 동굴엔 세 사람 모두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한다.
따뜻해지면 "다시 오마" 기약하며, 우리는 정선 5일장을 보러 발 길을 돌린다. 돌아서 나오는 길은 올 때와 같은 장소. 그러나 다시 보니 더 아름다운 '어름치 마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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