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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을 툭 거느린 강원도의 굵직한 산과 하늘을 바라보느라 시간을 보낸 문희마을에서, 우린 정선으로 향한다.
서울에서 정선에 갔을 때, 강원도 한가운데 위치한 정선이 "역시 멀다" 했는데 이곳 평창에서는 20분 거리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왕이면 정선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오후 1시, 점심때가 되었으니 오늘 메뉴는 '강원도 옹심이'로 정해 본다.
주말엔, 줄 서서 기다렸다 먹는다는 '히동집'은 시장 바로 입구에 있었다. 한 겨울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많다. 우린, 감자옹심이와 모둠전을 시켰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앉자마자 음식이 나온다. 따끈한 국물과 쫀득한 옹심이가 한 입 가득~~~ "맛있다"! 녹두빈대떡과 메밀전병, 강원도 음식인 배추전, 그리고 수수부꾸미로 채워진 큰 접시의 부침개도 따끈할 때 먹으니, 고소하고 달콤하다. 특히 감자 옹심이는 구수한 국물과 찰지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데다 메밀 칼국수가 섞여 있으니, 그동안 칼국수가 고팠던 욕구가 한 큐에 채워졌다.
kbs, sbs, tv조선 등 참 다양한 방송사에서 취재한 맛집이라더니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것 같다.



식사를 마쳤으니 이젠, 시장 구경이다.
'정선 5일장'은 말 그대로 5일 만에 정기적으로 열린 장터였다는데 요즘엔 시장 이름 자체가 정선 5일장으로 바뀌면서 상설시장이 되었다고 한다.
정선 시장은, 넓지는 않아도 산이 많은 지리적 환경 탓인지 산골에서 생산되는 버섯과 더덕, 산나물과 농사지은 각종 곡식 등이 많아 풍성해 보였다.
전통시장답게 특산품 이외에도 시장 특유의 잡화와 군것질 거리도 많았는데, 시장 한가운데 '면세점'이란 독특한 이름의 장소가 있어 들어가 보았다. 강원도 특산품들을 세련되게 포장한 선물용 상품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센 가격대여서 둘러만 보고 나왔다.
다른 시장과 달리 특이한 것은 몇 분의 할머니들이 명찰을 걸고 계셨는데 지자체에서 인정하는 '지역 농산품 품질 보증 표'라고 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으니 할머니들께 청국장과 대추, 할머니께서 손수 만드셨다는 약과와 산더덕을 사 본다.



오랜만에 전통 시장 구경을 하고 유유자적 되돌아 나오는데, 우와! 이렇게 큰 다육이가 있다니...... 다육이 집이다! 구경하려고 들어갔더니 아니, 귀금속 가게다. 사장님이 10년 넘게 키운 '청옥'과 다양한 다육이를 창가에 진열해 놓았을 뿐 아니라 사장님은 손뜨개 선수, 연꽃 수세미와 직접 빚은 도자기까지, 진열장에 가득한 작품을 한참이나 자랑스럽게 설명해주셨다.



두어 시간여 머문 정선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전통시장을 체험하고, 쇼핑을 했으며, 우연히 만난 길가에서 진귀한 다육이와 아기자기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 어젯밤 꿈이 매우 특별했었나 보다. 정선에 오길 참 잘했다. 사람들이 왜, 정선 5일장에 열광하는지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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