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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매한 자동차에 빨간색 경고등이 켜졌다.
구매한 지 반년도 안되었고 더군다나 코딱지만큼 운행한 차량에 경고등이라니 속상하기 짝이 없다.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진단을 받고 처치를 해야 하는데 여긴 그런 시설이 없다. 서비스센터는 횡성읍내에 한 곳, 원주시내에 두 곳이 있는데 횡성은 토요일엔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은 서비스센터가 있는 시내에 가는 날이다. 마치 산골에서 읍내 장날에 가는 사람처럼 이유도 없이 기대에 부풀어 남편을 따라나섰다. 원주 가는 길은 우리 동네와 비슷한 한적한 시골 분위기. 그러나 원주시내에 진입하자 횡성읍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넓고 우아하다. 일단 도로가 넓고,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목적지인 서비스센터가 문이 잠겨 있다. 토요일엔 영업을 하지 않는단다. 남은 한 곳에 전화를 하니, 영업은 하지만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단다. 이런, 낭패가 있나!
'미리 전화 좀 하고 오지' 싫은 소리를 하려다가 참는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싫은 소리로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다.
시내에 왔으니 대형 마트에 가야겠다.
눈 호강도 하고 필요한 것도 많으니 이마트에 가자. 꿩 대신 닭, 아니 닭 대신 꿩이다. 마치 마트가 목적인양 눈은 반짝반짝 손은 거들뿐, 오후에 아들이 온다고 했으니 고기도 담고 생선도 담고 겉절이용 배추와 무 등 한 보따리의 시장을 본다. 산골에 없는 피자와 생선초밥, 귀한 올리브유와 샐러드 소스도 챙기고......
목적 달성은 못했으나 소비 욕구를 채웠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오는데 남편이 "어? 경보등이 꺼졌네. 없어졌어"한다. 세모난 빨강 불이 분명 켜져 있었는데 정말로 없어졌다. 뭐지? 어떻게 된 거야?
"애가 놀랐나 봐. 도시에 오더니 얘도 놀랐나 봐" 암튼 경고등이 언제 또 켜질지 모르겠으나, 일단은 안심이다.
그런데, 나의 애마야! 너도 이곳 시골을 무시하는 거야, 뭐야. 참 내원......
그래도 고맙구나. 정상으로 돌아가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