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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합창

요술공주 셀리 2023. 4. 5. 12:52

새로 돋아 나는 건 다 꽃이다.
꽃사과, 불두화, 황금조팝의 새순이 돋았다. 밤새 내린 비 때문이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내리는 비의 부지런함이 잠자는 사자들의 코털을 건드렸다. 오늘은 사자보다 비가 더 강하다.
 

 

 

씨 뿌린지 열흘도 넘은 페튜니아와 에델바이스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아무래도 호스로 물을 뿌린 내 잘못인 것 같다. 씨앗이 다 날아간 것 같아 속 상하다. 백일홍과 분꽃, 샐비어, 한련화, 목화는 아직 더 기다려야 하는데도 눈을 크게 뜨고 땅이 꺼져라 쳐다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당연한 일,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이 비가 문제다. 사람도 자연도 학수고대 기다린 비라서 반갑고 고마운데, 정말로 이럴 줄은 몰랐다. 하룻밤 사이에 이파리가 트이고 꽃들이 다 나오다니, 다 이 비 때문이다. 푹 고여서 뿌리를 간질이고, 흠뻑 목을 축여주더니 비는 어느새 '꽃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참 부럽다. 비 때문에 일어서고, 비 때문에 생기를 얻는 저 초록들이 참 부럽다. 연두 연두 사이로 삐죽, 얼굴을 내민 애기똥풀과 강인하고 우아한 제비꽃도 봄의 향연에 합류 한다. "와글와글, 다글다글, 올망졸망" 피어난 꽃들이 합창을 한다. 은혜로운 봄의 하모니, 햇빛과 바람과 비의 합주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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