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5월에 눈이라니......
초록초록 들판에 하얗게 눈발이 날리고 있다. 그런데 그 하얀 눈이 많아도 많아도 너무도 많다. 처음엔 버들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민들레홀씨다. 잔디 위에도, 꽃밭에도, 널어놓은 빨래에도 민들레 씨앗 천지다.

샛노란 꽃은 너무 예쁜데, 과하면 문제! 지천으로 퍼지는 씨앗 때문에 대한민국의 들판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잔디가 제일 싫어하는데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니 뽑아도 뽑아내도 감당이 안 된다. 몸에 좋다 해서 웬만한 민들레는 여러 차례 뜯거나 뽑아서 나물을 해 먹었는데도, 어느새 화단과 밭뿐만 아니라 잔디밭까지 점령을 했다. 이른 봄, 샛노랗게 핀 꽃은 너무 예뻤는데, 예뻐한 적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굵은 뿌리로 깊숙이 버티고 있어서 손으로도 뽑히지 않고 툭 끊어지니, 봄부터 가을까지 뽑아도 없어지지 않는 애물단지다. 수억개의 홀씨가 저렇게 비행을 하는데 늘어나면 늘어났지 도무지 줄 어들 생각이 없다.


집안에 피어 난 민들레꽃도 하나도 남김없이 손으로 뜯어내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 꽃 하나에서 뿌려지는 수백 개의 홀씨를 나라도 막아야겠기에 작년부터 봉오리와 노란 꽃, 알리움 같은 씨앗을 뜯어내고 있다. 이젠 됐겠지 하고 안심을 하기엔 개체수가 작난이 아니다. 레이더망을 피해 잠복한 민들레가 한 둘이 아니어서 날마다 일망타진, 그러나 속수무책, 속만 태우고 있다. 민들레 홀씨는 죄질이 무거운 비행청소년!


비 온 다음날은 꽃가루가 함박눈처럼 내리더니, 이틀을 비행한 홀씨는 사방천지에 둥지를 틀었다. 대개는 작은 덩어리로 잔디에, 밭에, 돌틈 사이에 집을 지었는데, 정말로 길모퉁이 한편에 함박눈처럼 쌓여있지 않은가? 오호라, 네가 그랬단 말이지? 손으로 조심조심 긁어모아 쓰레기통으로 직행. 참, 시골에 와서 별 걸 다 하고 있다. 어쩌랴? 대한민국 온 영토에 자석처럼 침범한 저 녀석들, 민들레 영토로 내줄 수는 없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