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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게, 여유 있게, 그리고 천천히 돌아온 강원도는 초록이 제일 먼저 달려 나왔다.
지천이 녹색 이불을 덮고 있다. 입가에 웃음을 잔뜩 머금고 초록물감 범벅인 우리 집으로 풍덩 빠져본다.

겨우 이틀인데, 도대체 이 아이들은 나 몰래 무슨 일을 벌인 걸까? 초록 향기로 황매화가 피어나고, 봉우리만 있던 클래마티스도 활짝 피었다. 문광도 새하얗게 일어나, 향기 뿜뿜 주인을 반겨준다.



그래, 이거지!
주인을 알아보고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같은 내 식구들. 일일이 악수를 해주다 큰 상자 하나를 발견한다.
아, 맞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안개초와 무늬 꽃잔디다.

2박 3일 촘촘한 일정을 소화했더니 피곤하다. 내일 심을까 망설이다 아이들을 위해 오늘 심기로 한다.
데크 위에 정리했을 땐 많아 보이던 모종들이, 화단에 심고 보니 적어 보이는 것은 왜일까?
물을 흠뻑 주고 있는데, 옆집 은0 씨가 배초향을 들고 왔다.
향이 좋아 많이 샀다고 나눔을 해주신다. 달맞이꽃 옆에 배초향까지 심어주고 나니 다 저녁 때, 배꼽시계가 작동을 한다.
come back home!
여기가 강원도여서 좋고, 집이어서 좋다.
초록이 반겨줘서 기쁘고, 꽃을 심었더니 또 신이 난다. 배 부르고 등 따뜻한 집에서 오늘은 무지개 꿈이라도 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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