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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롱, 찌르라니, 호로로롱...... 청아한 새소리는 음악보다 아름답다.
그런데 새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꺄르르, 꺄르르 웃음소리는 나를 떨리게 한다.
하이 소프라노의 아림과, 소프라노의 아정이 웃음소리다.
토요일 다 저녁때, 조카네 가족이 도착했다.
"강원도다!" 아이들 소리에 버선발로 뛰어가서 울 애기들을 만난다.
"꼬꼬할미!" 내 품에 안긴 아이들의 작은 손바닥이 볼을 간질인다.
밀려오는 따뜻함보다 더 뜨거운 사랑이 울컥 올라온다. 동생 손녀가 내 손녀고 동생 며느리가 내 며느리다. 백일도 되지 않은 아이들을 자장가로 재우고, 꼬꼬닭과 함께 놀아주었다. 그렇게 자주 만나서 사랑이 폭 익었기 때문이다. 조카네 가족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과일과 과자를 사놓고, 며느리가 좋아하는 '과카몰리'도 충분히 만들어 놓았다.
갑자기 강원도가 바빠진다.
잠잠하던 잔디밭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그림 같이 서 있던 그네가 미끄럼을 탄다. 신이 난 아이들에게 조카는 아이들의 아지트, 텐트를 만들어 준다.
"아림아, 우리 딸기 따러 가자." 고사리 손을 잡고 딸기밭에서 따온 딸기는 아정이 독차지. 아정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쪼꼬미 딸기를 잘도 먹는다.




허허허, 후후후 평소 웃음을 아끼는 부모님이 더 신이 나셨다. 모든 가족이 아이들 주위를 맴돌고, 주인공이 된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늦은 밤까지 재롱잔치를 벌인다. "꼬꼬할미 내일도 일찍 여기 와야 해, 안녕." 'sound of music' 영화에서 처럼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잠자리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자러 갔지만, 보름달이랑, 별님들이 아이들이 놀다 간 텐트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고맙구나, 달님아!
내일은 또 어떤 기쁨이 있을지......, 잠자리조차 기다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