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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 들어오는 이름, abc주스.
abc주스는 동생 때문에 알게 되었다. 건강에 좋다는 이 쥬스는 재료를 구하기 쉬워 손쉽게 직접 만들 수 있다. 손쉽게 만들어 먹겠다고 수십만원 하는 착즙기를 3년 전에 구입했다. 착즙기까지 준비했으니 "가족들에게 열심히 만들어 줘야지" 하며 차르륵~ 착즙기에 주스를 만들었는데......
흙냄새(비트 때문)가 난다며 아들과 남편은 한 번 시식 후,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
"면역력에 좋고 다이어트와 디톡스에 효과 있다."라고 열심히 피력했지만 abc주스는 결국 내 차지가 되었다.
이미 한 풀 꺾인 의욕인 데다 한 여름 사과가 귀해지자, abc주스는 저절로 잊히고 말았다.
그런데, 여기 내려와 밭이 생기면서 야심 차게 당근과 비트를 우선 심었다. abc주스를 다시 해보기 위해서다. 씨 뿌린 당근은 그럭저럭 여물었는데, 10여 그루 심은 비트가 장마에 뿌리가 썩어 없어지고, 마구 뻗은 고구마 줄기에 덮쳐 반타작도 못 되는 다섯 뿌리를 수확했다. 그나마 알이 작아 10번도 못해 먹을 양이다.

밭에서 농사지은 당근과 비트를 뽑아왔다.
사과(apple), 비트(beet), 당근(carrot)의 첫자를 딴, 이름하여 abc주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깨끗이 씻은 재료 중 비트는 독성이 있다고 해서 끓는 물에 잠깐 데쳐서 사용했다. 사과 1, 비트 1/3, 당근 1의 양을 적당히 썰어 착즙기에 촤르륵 즙을 내면 완성이다. 오늘은 한 잔 정도의 양만 사용하고 나머지 재료는 냉장고에 보관하기로 한다.


착즙기에서 내린 주스는 적당량의 물을 섞어 마시면 먹을만하다. 더러는 꿀을 넣어 마신다지만 abc 만으로도 충분히 맛이 있다. 매일 3주~4주 마시면 좋다는데 비트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어쩌랴, 부족한 양은 운동으로 채워야지. 아침 공복에 마시면 좋다고 했지만 오늘은 산책을 하고 와서 마셨다. 적당히 공복인 데다 갈증이 나니, 무조건 맛이 있다. 진작 해 먹을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