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삐뚤빼뚤 글쓰기

금상첨화

요술공주 셀리 2025. 2. 2. 12:43

눈을 치우느라 고생을 했지만, 쌓인 눈이 이쁘긴 이쁘다. 며칠 만에 파란 하늘을 선사한 해님. 파란 하늘과 하얀 설경의 조화가 참 아름다운 풍경이 거실을 가득 채운다. 그런데 그 하얀 설경 위에 서리꽃이라니,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성당에 가는 발걸음보다 마음이 더 바쁘다. 미사 시작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 목도리를 전해주고 싶어서다. 사무실엔 데레사가 나와 있었다. 흰색 리본 목도리를 건네니 "우와" 하며 기뻐한다. 착용 방법을 알리며 둘러주니 데레사는 이쁘고 나는 기쁘다.



젬마 형님은 성당에서 만난 사이다. 성당 반장과 마을 부녀회장으로 봉사하는 젬마는 유난히 부모님을 챙겨준다. 게다가 지난봄엔 땅콩과 노각 모종을 나눔 해 줬고 농사가 초보인 날 살뜰히 챙겨주니 뭐든 보답을 하고 싶었다. 엊그제 완성한 조끼를 들고 아주 오랜만에 형님댁에 마실을 갔다. "늘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잘 맞는지 함 입어보세요." 하며 조끼를 건넸는데, 조끼는 품도 길이도 찰떡같이 잘 맞았다. "따뜻해서 좋고 잘 맞아서 좋다" 면서 젬마는 조끼를 입은 채, "갈 곳이 있는데 시간이 되면 같이 가자" 해서 얼떨결에 마리아 님 댁에 가게 되었다.

마리아집은 굽이 굽이 산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풍광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아담하고 깔끔한 집 베란다엔 네모 반듯한 메주가 한가득 있었는데, '언덕 위에 하얀 집'에선 구수한 된장 냄새가 우리를 맞았다. 솜씨 좋은 마리아가 직접 쑨 메주라고 했다. 무말랭이와 돼지감자로 끓인 차와 농사지은 호두의 맛은 오래 기억날 특별한 맛이었다. 젬마 덕분에 웃음이 따뜻한 부부를 또 알게 되었다. 오늘은 따뜻한 이웃이 또 생겨난 날. 아름다운 강원도의 산과 강까지 덤으로 만났다. 700 고지의 산과 하늘이 생각나면 언제든 찾아오라 했으니, 이웃도 생기고 산풍경이 아름다운 뷰맛집도 생긴 땡잡은 날이다.



'삐뚤빼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삐뚤빼뚤 수놓기  (0) 2025.02.04
입춘에 대길했다  (0) 2025.02.03
일기(2.1)  (1) 2025.02.01
다 눈 때문이다  (0) 2025.01.31
설날 아침  (1) 2025.01.29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