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코딱지 만한 수레국화 남은 새싹을 화단에 모두 심어주었다. 호미로 땅을 고르고 돌멩이를 골라서 고운 이부자리를 만들었다. 여리고 작은 새싹이 행여 다칠까 조심조심, 엄청 집중을 했더니 이 또한 스트레스다. 40여 개의 작은 모종을 다 심었을 땐 오른쪽 다리에 쥐가 다 났었다.

"아직 옮기지 마요. 얼어 죽어요." 하던 이웃의 말을 귀담아 들었어야 했다. 어제 백일홍과 수레국화, 한련화 새싹을 노지에 심었는데, 아침에 화단에 나갔다가, 마음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13개 심은 한련화 중, 8개가 죄 얼어 풀이 죽어 있지 않은가? 여리고 키 작은 백일홍과 수레국화는 멀쩡한데 10여 cm 자란 키 큰 한련화가 저리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경험 많은 이웃의 말을 듣지 않은 내 탓이다.

모종판의 새싹을 땅에 옮겨 심은 탓에 모종판이 비었으니, 거기에 다시 '버닝 하트'(하늘바라기)를 파종했다. 22개를 뿌렸으니 언제, 몇 개나 싹을 틔어줄는지......
남은 자리엔 '무순'도 나란히 뿌렸으니 "누가 누가 자라나?" 서로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성당에 다녀올 때만 해도 햇볕이 쨍쨍했는데, 갑자기 어둑어둑해졌다. 일기예보 대로 저녁에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하늘을 덮었다. 정말로, 단비가 충분히 내려 줬으면 좋겠다.
재작년에 씨 뿌린 매발톱 싹이 2년 만에 작은 이파리를 내보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매발톱을 캐서 한 곳에 모아주는 작업까지 마치니 늦은 오후. 쪼그려 앉았던 다리와 허리를 펴기 위해 이웃과 강변을 산책하고 돌아오니 4시 30분이다. 그제야 엉덩이를 소파에 앉히고 편안한 자세로 고로쇠 수액을 따라 마신다. "내 좋아하는 꽃을 보기가 이리도 어려워서야......???" 큰 나무를 심으면 확실한 존재감이나 있지, 좁쌀만 한 씨앗을 뿌리고 콩알만 한 새싹을 심은 건 표도 안나는 일. 그걸 했다고 이렇게 힘이 드니 말이다. 표 안 나고 힘만 드는 일. 어제도, 오늘도 나는 꽃타령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삐뚤빼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다 석공 (2) | 2025.04.04 |
---|---|
표 나고 신나는 일 (1) | 2025.04.03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0) | 2025.04.01 |
달래, 냉이, 씀바귀 (0) | 2025.03.31 |
강원도는 느림보 (1) | 2025.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