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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주문진, '구이본부 25시'

요술공주 셀리 2022. 11. 9. 20:55

옥이의 안내로 상호가 독특한 '구이본부 25시'로 점심을 하러 간다. 바닷가에 인접한 주문진 시장에 위치한 허름한 생선구이집이다. KBS에서 취재를 했다는 광고가 눈에 띈다.

황태탕 1인분, 생선 모둠구이 2인분을 주문하고 가게 안을 둘러보니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는 집이다.


한 팀의 손님들이 나가고, 주문한 음식이 차려지는데 밑반찬의 종류가 생각보다 많다. 직접 담은 김치도, 고춧잎나물도 맛있다. 강원도 막장으로 끓인 찌개와 청어알 젓갈, 가리비 젓갈, 김구이까지 푸짐하다.


곧이어 나온 메인 메뉴 '모둠 구이'는 꽁치 한 마리와 임연수, 열기, 고등어 반마리가 노릇노릇 구워 나온다. 구수한 구이 냄새가 집 안 가득한데, 맛은 더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다. 냉동 아니고 생물이어서 그런지 맛이 깊다. 미역과 콩나물을 함께 끓인 황태탕도 시원하고, 윤기 흐르는 밥도 맛에 한몫을 더한다.


그런데 우릴 보고 있던 사장님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

"구이 김에 밥 한 숟가락과 생선구이와 젓갈을 얹어 드세요" 그대로 했더니 우와! 이 맛이로다.

방송국에서 취재 올 만하네. 아, 김과 젓갈의 용도가 바로 이 것이었네.

 

오랜만에 넉넉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일어서는데, 멋지게 새긴 검정 글귀가 눈에 띈다.

"열정을 깨워 희망의 수레바퀴를 돌려라"

바닷가 작은 음식점에서 이게 웬 보물이던가?

오랫동안 숨어 있는 나의 의식을 텅∽하고 깨우는 소리

열정을 깨워서, 수레바퀴를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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