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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상황에서 지구 생태계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 2030년 탄소배출(2010 대비) 45% 감축과 2050년 탄소중립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5차 보고서의 내용은 놀라웠다. 그러나 2021년에 나온 IPCC 6차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전 세계 대다수의 국가들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은 결과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인 1.5℃ 상승이 2040년 이전에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2021년 가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26차 기후변화당서국 총회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에 꼭 필요한 석탄 사용의 금지에 대해 몇몇 중요한 사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경제성장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는 변하는데 우리는 안 변하나요?" 청소년 기후행동의 집회에서 한 청소년이 들었던 피켓의 내용이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고, 종말에 대한 예언을 더는 비웃거나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찬미받으소서' 161항) 그럼에도 기후 위기를 초래한 삶의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닥친 기후 위기, 생태계 위기의 문제는 기술력이나 혹은 일부 사안의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정말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겠다는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시는 '생태적 회개' 를 이루지 않고서는 실현할 수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후 위기를 비롯한 생태계의 문제를 신앙인의 시선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작은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렵사리 응하게 되었다. 평범한 이들의 변화가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라는 희망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한국천주교회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많은 시민들도 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해, 에너지 소비자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생산자로의 전환을 이루고 있다. 물질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기술을 맹신하는 가치관을 버리고,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더 이상 핵발전소로, 석탄화력발전소로 고통을 강요당하는 삼척 주민들처럼 아픈 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한다.

2022년 여름, 양기석 신부

(2022, '기후는 변하는데 우리는 안 변하나요?'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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