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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선물 릴레이

요술공주 셀리 2022. 12. 28. 17:22

택배 상자가 왔다.
칡즙이다.
찹쌀떡을 받고 그 마음이 고마워 크리스마스 선물로 비비안나에게 밤색 스웨터를 보냈더니 이 번엔 칡즙을 또 보내왔다.

며칠 전 TV 프로그램 '극한 직업'에서 칡을 캐는 사람들의 과정과 애환을 본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겨울칡으로 즙을 낸 거라고 한다. 직접 캔 것이라 효력이 있다고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칡즙은 숙취해소에도 좋고, 여성 피부에도 효과가 있으며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석류보다 많아 갱년기에도 좋다고 한다. 비타민 C, 미네랄, 탄수화물, 칼슘, 단백질, 무기질이 많아 영양도 풍부하고, 당뇨와 고혈압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활발한 장운동으로 소화에도 좋고, 골다공증 예방과 탈모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열심히 먹어야겠다. 단, 하루에 1~2팩 정도 복용해야 하며, 냉한 음식이어서 설사를 주의하라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선물은 받는 것보다 주는 쪽이 더 기쁘고 마음이 편하더라.
물론, 받아서 기분 좋을 때도 많지만......
부담이 되지 않는 선물과 감동이 있는 선물은, 오래 기억에 남고 선물을 사용하거나 볼 때마다 그 사람이 생각나는 아름다움이 있어 좋다.

맛있는 호박죽을 해 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어, 손수건 그림을 선물했더니 다시 더 많은 선물을 받았다. 옥이가
그랬고, 반장님도 그랬다. 배추를 나눔 해 주심이 고마워 포도를 드렸더니, 시금치와 갓을 뜯어 주시고, 그 일이 고마워 쑥떡을 갖다 드렸더니 어제는 직접 만들었다며 곶감을 들고 오셨다.
옆집 은0씨도 그랬다.
"아유, 이러지 마세요. 답례하지 않으셔도 돼요" 서로가 그러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또 챙기곤 하는 사람들,
아, 그러고 보니 윗집 준0 씨 하고도 오고 간 것이 한두 번이 아니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무슨 릴레이 하는 것도 아닌데 생각해 보니 선물은 묘하게 돌고 돌아 쌓이는 것이 아닌가!
아니, 선물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정이 쌓이는 것.
의도하지 않고, 바라지 않고, 부담을 주지 않고 마음으로 주고받는 선물은 이렇게 릴레이가 되더라.
흐뭇하더라, 사람 사는 것 같고, 아름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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