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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특별한 일상 2

요술공주 셀리 2023. 9. 5. 13:42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외식이다.
일 년에 몇 번 없는 일이 한꺼번에 생겼다.
어젠 젬마 자매님 댁에서 성당 반모임이 있었다. 꽃밭 가득 온갖 꽃들이 만발한 자매님 댁의 점심 또한 꽃만큼 푸짐했다. 8명 반원들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자매님이 더운 날씨에 참 고생이 많으셨을게다.
 

 

함께 한우를 사러 갔던 이웃에게 차를 대접했다고, 오늘은 그 이웃이 점심 초대를 했다.
"괜찮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요." 했지만 덕분에 다정다정한 점심 식사를 함께 나눴다.
"차는 그럼......"
그렇게해서 차는 우리 집 '숲 속카페'에서 함께 했다. 엊그제 집에 온 사슴도 있고, 벌개미취와 꿩의다리 만발한 야외에서 차를 마시니, 초록 경치와 더불어 다정한 이웃이 또 생겨났다.

 

오늘은 저녁도 외식이다.
성당엔 늘 차를 타고 갔었는데 오늘은 반원들과 함께 걸어가는 일정.
강을 끼고 걷는 산책길에서 우린, 가을을 만났다.
꽃처럼 익은 사과밭을 지나, 고개 숙인 노오란 벼이삭을 이고 있는 논도 만났다. 어느새 가을이 왔는지, 이 가을을 그윽이 바라보는 하늘이 하얀 날개를 펼쳐 우리를 환영했다. 

 

 

 

 
 

걸어서 가을을 만났다면, 기도를 함께 나누는 '레지오 협조단원'을 성당에서 만났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함께 기도를 하는 모임이 레지오 협조단원이라고 한다. 우리 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지만,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받았다. 
성당 모임도 처음, 레지오 단원도 처음, 저녁 외식도 여기 와서는 처음이다. 그런데도 마음이 편안하고 낯설지 않음이 참 이상하다.
시골의 작은 공동체이지만, 외지에서 이사 오신 분도 많거니와 도시에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하신 분, 오랜 기간 봉사를 하신, 대부분 연세 지긋한 선배님들이 많았다.

 

난, 이제 막 단원이 된 새내기. 퇴임하고 또 다른 사회에 나오니 농사도, 성당 모임도, 심지어 종교생활과 신앙심도 새내기인 것을 하늘님이 제일 잘 아실 것이다.
"부족한 사람이 접니다. 하오니, 하늘님! 신앙도 단원도 새싹인 제가 바르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주시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둑어둑. 상쾌한 밤이 사뿐히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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