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가는 시계

천경자의 '얼굴'보다 앳되고 수줍은 봄의 얼굴. 그리는 시기에 따라 색채와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아마 작년 봄에 그린 작품이 많아 노랑과 주황색조가 주를 이룬다. 받는 사람의 이미지를 생각하여 그리다보니 40이 넘은 완숙한 여인도 그리게 되었는데, 선물 받는 사람에게 밝은 에너지를 주고 싶어서 '꽃과 여인' 시리즈가 되었다.

서울에서도 하늘은 하늘색이다 강원도 하늘도 하늘색이다 . 새가 물고 온 싱그런 바람 한 꼬집 나비가 날라온 꽃 향기 한 바구니 자연이 그린 쪽빛 그림 풀냄새 넘실대는 하늘이다.

"아니, 이렇게 하면 수박이 어떻게 매달려 있어요?" 어이없어 하는 옆집 아저씨의 타박. "아저씨가 넝쿨 나오면 지지대 만들어 주라고 했잖아요." 오 마이 갓. 그러고보니 오이는 무게를 견디지만 수박은? 공중에서 곡예하고 있을 뻔한 수박은 지지대에서 즉시 하차했다고......

무늬가 예뻐 뜨기 시작한 여름 가디건. 근데 이걸 어쩌랴? 샘플 보고 뜬 것이 아니라서 아무리 연구해도 코 줄이기, 코 늘리기를 할 수 없으니, 풀렀다 떴다를 반복하다가 내린 결론. 앞판 뒤판은 코 줄임 없이 뜨고 소매는 3단으로 떠서 붙이기로... 그래서 의도치 않게 벌룬소매가 탄생했다는.... 1. 앞판 뜨기 2. 뒤판 뜨기 3. 소매 뜨기 4. 소매 3조각 5. 소매 완성 6. 소매 붙이기 7. 1차 완성

흰색 손수건을 구매해서 특수물감으로 그린 그림. 수성 염색물감이라서 면 소재의 천에 붓으로 그릴 수 있다. 인근 학교로 영전한 교장님께 선물로 보냈더니 전화가 왔다.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을 손수건으로 쓸 수 없어 액자에 보관하겠다고...수줍은 봄의 여인처럼 왠지 부끄럽고 뿌듯하기도.......

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은 누구지? 그러면 거울은 항상 “그야, 여왕님이지요”, 그런데 백설공주가 성장하면서 거울은 “여왕님, 여왕님은 참으로 아름다우시지만 어린 백설공주가 더 아름답습니다”. 여왕은 질투와 시기심으로 점점 사악해졌다.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os)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반응 없는 짝사랑에 큰 상처를 입고, 결국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연못 속으로 뛰어든다.. 그 자리에 아름다운 꽃, 수선화가 피었다고 한다.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아침 욕실’은 통통한 여성이 거울을 보고 있는 모습의 그림이다. 방안에 전신을 볼 수 있는 큰 거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작은 거울로 얼굴을 보고 ..

2022년 2월 28일, 41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강원도에서 3월을 시작한다. 3월 1일부터 시작한 강원도의 생활은 신선한 공기만큼 설레고 새롭다. 출근하기 위해 늦게 잠 드는 것이 부담이 없고, 늦게 일어나는 것도 부담이 없다. 다만, 새로운 시간이 어떻게 전개 되고 어떻게 쌓여질지 걱정 반, 설렘 반 그렇게 '새로가는 시계'가 흘러가고 있다.